필름 카메라 성지 비교: 종로 세운상가 vs 남대문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Y2K' 감성과 아날로그 무드가 유행하면서 필름 카메라(필카)와 빈티지 디카(디지털 카메라)의 인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고화질 사진과는 다른, 거칠고 따뜻한 필름만의 색감을 경험하고 싶은 입문자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필름 카메라, 세운상가로 가야 할까요? 아니면 남대문으로 가야 할까요?"
각 카메라 성지의 특징과 장단점, 그리고 세운상가에서 실패 없이 첫 필카를 고르는 꿀팁까지 정리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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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대표적인 필름카메라 성지라면 종로 세운상가와 남대문 시장을 꼽을수 있습니다. |
1. 필름 카메라 성지: 세운상가 vs 남대문
카메라를 사려면 서울의 양대 산맥인 '종로 세운상가'와 '남대문 카메라 시장'을 떠올리게 됩니다. 황학동 벼룩시장(풍물시장)도 많이 찾지만, 전문성이 다소 떨어지므로 여기서는 세운상가와 남대문 두 곳을 중심으로 소개합니다.1). 남대문 카메라 시장: "신뢰와 다양성의 백화점"
남대문은 한때 국내 최대 규모의 카메라 시장이었습니다. 중고 필름카메라부터 최신 미러리스까지 없는 게 없는 곳이죠.지금은 매장이 많이 줄었지만 물량은 여전히 풍부한 편입니다. 정비가 완료된 'A급' 상태의 카메라가 많고, 사후 관리(AS)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안정적이고 실패 없는 구매를 원한다면 남대문을 추천합니다.
다만, 매장마다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어 '득템'의 기회는 적을 수 있습니다. 초보자에게는 다소 격식 있는 분위기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2). 종로 세운상가: "뉴트로 감성과 보물찾기의 성지"
세운상가(및 대림상가)는 최근 힙스터들의 성지로 떠오른 곳입니다. 낡은 복도 사이사이에 숨어 있는 카메라 샵들은 마치 타임머신을 탄 듯한 느낌을 줍니다. 남대문보다 소박하지만 개성 강한 사장님들이 운영하는 샵들이 여럿 있습니다. 운이 좋으면 희귀한 모델을 저렴한 가격에 발견할 수 있습니다. 주변에 힙한 카페와 맛집이 많아 나들이나 데이트 코스로도 좋습니다.다만 남대문에 비해 매장 규모가 작아 원하는 특정 모델을 찾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발품을 좀 더 팔아야 한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2. 종로 세운상가 필름 카메라 매장의 특징과 매력
세운상가는 필름카메라와 빈티지 카메라를 판매하고 수리까지 가능한 아날로그 문화의 집결지입니다. 과거에 비해 카메라 판매점과 수리점이 줄었지만, 30~40년 넘게 카메라만 다뤄온 장인들이 운영하는 수리점들이 여전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구매 후 즉시 점검을 받거나 부모님께 물려받은 오래된 카메라를 수리하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최근에는 필름카메라뿐만 아니라 2000년대 초반 유행했던 빈티지 디지털카메라(Y2K 디카)를 찾는 분들도 세운상가를 많이 방문합니다. 필름값 상승으로 고민하는 입문자들에게 저렴한 올드 디카는 좋은 대안입니다. 세운상가에서는 이런 틈새 모델들을 취급하는 곳도 찾을 수 있습니다.
- 완벽하게 검증된 고가의 장비를 원한다면? → 남대문을 추천합니다.
- 합리적인 가격과 '뉴트로'한 분위기를 즐기며 입문하고 싶다면? → 세운상가가 정답입니다.
3. 카메라 초보자를 위한 세운상가 구매 프로세스
세운상가에 처음 가신다면 다음 단계를 따라보세요.① 예산 정하기: 입문자라면 기기값 15~30만 원 선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캐논 AE-1, 펜탁스 MX, 미놀타 X-700 등) 렌즈는 줌렌즈에 비해서 50mm F1.4 단렌즈가 색감이나 선예도가 좋은 편입니다.
② 온라인 사전 조사: 가고 싶은 매장의 영업시간과 휴무일을 확인하세요. (일요일은 쉬는 곳이 많습니다.)
③ 대림상가와 세운상가 연결 통로 활용: 3층 데크를 따라 걷다 보면 감각적인 카메라 샵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④ 사장님과 대화하기: "필카 처음 입문하는데, 다루기 쉬운 모델 있을까요?"라고 솔직하게 물어보세요. 세운상가 사장님들은 대부분 친절하게 나이대에 맞는 카메라를 추천하고 보여줍니다. 물론 그 자리에서 조작법과 주의사항도 함께 알려주십니다.
4. 구매 시 필수 체크리스트 (실패하지 않는 법)
중고 필름카메라나 빈티지 디카는 외관보다 내부 상태가 중요합니다. 필름이나 메모리가 없어도 기본 동작은 확인이 가능하기에 구매 전 다음 5가지는 반드시 확인하세요.① 셔터 소리: 셔터 스피드를 바꿔가며 눌러봤을 때 소리가 경쾌하고 속도 차이가 느껴지는지 확인합니다.
② 렌즈 곰팡이: 렌즈 안을 빛에 비추어 봤을 때 거미줄 같은 곰팡이나 먼지가 심하지 않은지 봅니다.
③ 스펀지(차광재) 상태: 필름실을 열어 가장자리의 검은 스펀지가 삭아서 떨어지지 않는지 확인합니다. (삭았다면 교체 요청 가능)
④ 노출계 작동 여부: 배터리를 넣었을 때 뷰파인더 안의 바늘이나 LED가 빛에 따라 움직이는지 봅니다.
⑤ 보증 기간: "혹시 한 달 안에 고장 나면 무상 수리 가능한가요?"라고 꼭 확인받으세요. 황학동 벼룩시장에 비해서 가장 큰 세운상가만의 장점입니다.
5. 세운상가 주변 추천 현상소 및 데이트 코스
카메라를 샀다면 바로 테스트 롤을 찍어봐야겠죠? 대부분 판매점에 필름도 함께 판매가 됩니다.세운상가 인근에는 출사하기 좋은 코스가 가득합니다.
① 출사 코스: 세운상가 옥상(남산타워 뷰) → 종묘 외곽 담장길 → 을지로 노가리 골목
② 현상소 추천: 망우삼림, 우성상사 등 종로와 을지로의 힙한 감성을 담은 현상소로, 스캔 색감이 예쁘기로 유명합니다. 직접 방문시 2시간 내외로 인화한 사진이나 스캔한 이미지 파일을 받아 올수 있습니다.
20~30년 된 필름 카메라나 빈티지 디카는 단순한 촬영 도구가 아닙니다. 찰나의 순간을 소중히 기다리는 '기다림의 미학'을 가르쳐주는 취미죠. 이번 주말, 손때 묻은 카메라를 품에 안고 세운상가를 거닐며 여러분만의 첫 롤을 채워보는 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