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카메라 입문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예방법
필름카메라는 디지털카메라와 달리 촬영 후 결과물을 확인하기까지 현상과 인화(스캔)라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결과물을 바로 확인할 수 없어 제대로 사진이 찍히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단 한 번의 실수로도 36장의 사진이 모두 나오지 않거나 이상하게 나올 수 있습니다. 필름카메라 입문자들은 대부분 1-2번 이런 경험을 하게 됩니다.
필름카메라 입문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를 알아보고, 이를 예방하면서 즐거운 사진생활을 위한 팁을 모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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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카메라는 한 번의 실수로도 모든 사진이 망가질수 있기에 기본적인 사용법을 이해하고 시작해야 합니다. |
1. 필름이 빛에 노출되면 모든 필름이 타버리거나 날라간다.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입니다. 필름은 얇은 플라스틱에 약품처리가 된 것으로, 모두 펼치면 약 1m50cm 길이입니다. 이 필름은 평소에 '매거진'이라는 캔 속에 말려 있습니다. 매거진은 빛이 내부로 들어가지 않도록 설계되어 필름을 빛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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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매거진은 외부 빛이 차단되도록 설계되어 있기에 안전하게 필름을 빛으로부터 보호하게 됩니다. |
필름이 카메라 내부(어둠상자)로 들어가면 1컷씩(약 36mm) 우측 스풀로 이동하며 사진이 찍힙니다. 즉, 필름은 카메라 바디 내부에서 조리개와 셔터스피드를 통해 제어된 빛을 받아 선명한 사진을 만들어냅니다.
따라서 햇볕이 강한 밝은 곳에서 필름을 카메라에 넣어도 문제가 없습니다. 어차피 필름의 앞부분 약 15cm는 버리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2. 필름을 제대로 넣지 않았거나 되감지 않는 실수
필름카메라의 가장 큰 특징은 필름을 직접 카메라에 장착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셔터를 누르면 1컷씩 필름이 감기고, 촬영 후에는 필름을 다시 매거진 속으로 되감아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초보자들이 가장 많은 실수를 합니다. 중요한 것은 필름이 스풀에 제대로 걸렸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제대로 걸렸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는 감는 느낌이 분명히 다릅니다. 또한 필름 와인딩 시에는 리와인더 레버가 함께 회전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 필름을 제대로 카메라 스풀에 걸지 못하고 촬영하는 경우
- 필름 되감기를 하지 않고, 필름실을 열어 버리는 경우
- 촬영이 끝난 후 리와이더 버튼을 누르지 않고 강제로 필름되감기를 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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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의 끝부분을 스풀에 정확하게 끼워주고, 와인더 레버를 돌리면 좌측의 리와인더 레버가 함께 회전하는지 확인하세요! |
카메라에 필름을 제대로 넣지 않으면 사진이 한 장도 나오지 않습니다. 이는 필름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셔터만 계속 누른 것과 같습니다.
촬영이 끝난 후 필름을 되감지 않고 카메라를 열어버리는 실수도 흔합니다. 이 경우 촬영한 필름 대부분이 빛에 노출되어 사진이 정상적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촬영 후에는 반드시 카메라 내부 스풀에 감긴 필름을 안전한 매거진 속으로 되돌려 넣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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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간 필름을 모두 촬영했다면, 반드시 리와인더 버튼(1번)을 누른후 상단의 리와인더 레버(2번)를 돌려서 필름을 되감아 주세요! |
필름 되감기를 위해서는 리와인더 버튼(보통 카메라 바닥면에 있는 작은 버튼)을 먼저 누른 후, 상단의 리와인더 레버를 돌려 필름을 되감아야 합니다. 리와인더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카메라 내부의 스플라켓이 역회전하지 못합니다. 이때 강제로 리와인더를 돌리면 필름이 터져버립니다. 필름이 터져도 특별한 소리나 걸리는 느낌이 없을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필름실 뚜껑을 열지 말고 카메라 전체를 들고 사진관(현상소)에 가세요. 암실이나 암백에서 안전하게 필름을 되감을 수 있습니다.
카메라에 필름을 넣은 후에는 와인딩할 때 필름 리와인더가 함께 회전하는지 확인하세요.
촬영을 마치면 반드시 바닥면의 리와인더 버튼을 먼저 누르고 되감기 레버를 돌리세요.
3. 빛 조절 실패로 인한 과다 또는 과소 노출
필름카메라는 빛에 매우 민감합니다. 특히 빛의 양을 조절하는 노출은 사진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하고 할 수 있습니다.
- 너무 어두운 곳에서 플래시 없이 촬영하거나, 햇빛이 강한 야외에서 노출을 과하게 설정하는 경우.
- 역광이나 일출, 일몰 또는 설경이나 흰색 하늘, 검은색이 많은 배경은 적정노출에서 1-2스탑 노출 보정을 해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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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을 넣은 후 반드시 필름감도를 설정하고, 역광이나 어두운 곳에서는 적정 노출보다 1-2스탑 노출보정을 해주는게 좋습니다. |
우선 필름을 넣은 후 카메라에 필름감도(ISO) 설정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카메라에 100이 설정된 상태에서 감도 400 필름을 넣었다면 노출이 2스탑 오버되어 밝은 사진이 나오게 됩니다. 따라서 필름을 카메라에 넣자마자 필름감도를 맞게 설정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필름카메라는 대부분 20-30년 이상된 제품이므로 카메라의 내장 노출계가 정확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가끔씩 외장 노출계나 스마트폰 앱으로 노출을 측정해 비교해 보세요. 본인이 사용하는 카메라를 더 잘 이해할수록 더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4. 필름카메라의 종류에 따른 사용법 미숙지
모든 필름카메라가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 건 아닙니다. 수동식, 자동식, RF(거리계 연동) 방식 등 다양한 종류가 있죠.
- 내 카메라가 어떤 방식인지 정확히 모른 채 셔터만 누르거나, 초점을 맞추지 않고 촬영하는 경우.
- 초점이 맞지 않아 사진이 흐릿하게 나오거나, 카메라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아쉬운 결과물을 얻게 됩니다.
필름카메라를 처음 구매했다면, 해당 모델의 사용설명서를 꼭 읽어보세요. 설명서가 없는 경우, 유튜브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관련 정보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카메라의 기본 기능과 버튼 조작법만 익혀도 좋은 사진을 촬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5. 필름 종류에 대한 이해 부족
필름은 종류별로 색감, 입자(grain)의 크기, 감도(ISO)가 모두 다릅니다. 이 특성을 모르고 무작정 필름을 구매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 밝은 대낮에 감도가 낮은 필름(ISO 100) 대신 야간 촬영용 고감도 필름(ISO 400 이상)을 사용하는 경우
촬영환경에 맞는 적당한 감도의 필름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필름카메라 대부분은 셔터스피드가 1/1000 이상 나오지 않습니다. 맑은 날에 고감도 필름을 사용하면 셔터스피드가 따라가지 못해 과다노출된 사진이 나올 수 있습니다. 또한 원치 않는 거친 입자의 사진이 나오거나, 색감이 기대와 달라 실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실수를 방지하려면 촬영 환경과 원하는 결과물에 맞는 필름을 선택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햇빛이 충분한 야외에서는 ISO 100~200, 실내나 흐린 날에는 ISO 400, 야간 촬영이나 빠른 움직임을 담고 싶다면 ISO 800 이상의 필름이 적합합니다. 물론 플래시가 있다면 야간에도 ISO 100~200으로 충분할 수 있습니다.
6. 현상/스캔 업체 정보 부족
필름카메라의 마지막 단계는 현상과 스캔입니다. 이 과정의 결과에 따라 사진의 최종 퀄리티가 결정되기도 합니다. 또한 필름카메라에 들어가는 필름을 현상하는 전문 현상소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동네 사진관에 맏기면 대행 수수료가 추가로 붙게 됩니다.
- 동네 사진관에 맏겨서 비싼 작업료 지불
영화필름이나 슬라이드 필름을 등 특수한 필름을 사용했을 경우에는 현상소에 미리 알려주어야 합니다.
필름감도 설정을 하지 않고 촬영했더라도 현상과정에서 어느 정도 보정이 가능하니 미리 현상소에 알려주면 됩니다. 현상은 택배로도 가능하며, 필름은 돌려받아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중에 추가 인화나 확대인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필름을 모아서 한번에 작업을 맡기면 할인도 가능합니다.
필름카메라용 필름의 유효기간은 제조일로부터 약 2년입니다. 구매 후 늦어도 2년 안에 촬영하고 현상소로 보내면 됩니다. 일반 책꽂이에 보관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필름카메라에 대한 환상이나 막연한 정보만으로 시작했다가 현실과 달라 당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든 사진이 특유의 뿌연 느낌과 따뜻한 색감으로 빈티지한 결과물이 나올 거라는 기대는 금물입니다. 촬영 환경, 필름, 렌즈에 따라 결과물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필름카메라는 단순히 예쁜 빈티지 감성의 결과물을 만들어주는 도구가 아니라, 나만의 감성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처음에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다양한 설정을 시도하며 자신에게 맞는 촬영법을 찾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