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예쁜데, 생각보다 제법이다. 올림푸스 35 EC2

작고 예쁜 올림푸스 필름카메라를 찾다 보면 한 번쯤 눈에 들어오는 카메라가 있습니다. 바로 Olympus 35 EC2입니다. 둥글둥글한 모서리와 은색 바디, 작은 크기 때문에 처음 보면 올림푸스의 유명한 PEN 시리즈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특히 PEN 시리즈 역시 작고 귀여운 외형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기 때문에 35 EC2를 PEN의 한 종류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35 EC2는 PEN 시리즈가 아닙니다. 이름 그대로 Olympus 35 시리즈에 속하는 35mm 풀프레임 필름카메라입니다. 오히려 재미있는 것은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PEN이 한 장의 필름을 절반으로 나눠 사용하는 하프 프레임 카메라였다면, 35 EC2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일반적인 24×36mm 풀프레임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 작은 카메라 안에는 당시로서는 꽤 흥미로운 기술이 들어 있습니다.

CdS 노출계, 전자식 셔터, 자동노출.
1970년대 초반에 나온 작은 카메라라고 생각하면 제법 놀랍습니다. 작고 예쁜 카메라를 찾는 분들을 위해 Olympus 35 EC2 필름카메라에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합니다.


올림푸스 35 EC2
셔속을 자동으로 조절 해주는 프로그램 자동 노출 필름카메라! 올림푸스 35 EC2


1. PEN과 닮았지만 성격은 전혀 다르다

올림푸스 PEN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하프 프레임입니다. 일반적인 35mm 필름 한 컷을 세로로 절반씩 나눠 촬영하기 때문에 필름 한 장으로 사진 두 장을 찍습니다. 36장 필름이라면 약 72장까지 촬영할 수 있습니다.
반면 35 EC2는 일반적인 35mm 풀프레임 카메라입니다. 즉, PEN은 필름을 아껴 쓰는 재미가 있고, 35 EC2는 일반적인 풀프레임 사진을 찍는 재미가 있습니다. 또한 전자식 자동노출 기능과  42mm F2.8렌즈를 채택하여 존 포커스 방식으로 빠른 초점을 맞출 수가 있습니다.  
이 차이를 알고 보면 35 EC2가 훨씬 재미있는 카메라로 보입니다.


작은 카메라인데 전자식이다?

EC2의 진짜 매력은 바로 이것입니다.

“이렇게 작은데 전자식이라고?”

35 EC2는 1971년에 등장한 카메라로, CdS 방식의 노출계와 전자식 셔터를 사용합니다. 셔터 버튼을 누르면 카메라가 주변의 밝기를 측정하고 그에 맞춰 셔터속도를 자동으로 결정합니다. 셔터속도는 약 4초부터 1/800초까지 자동으로 작동합니다.
요즘 기준으로 보면 당연한 기능처럼 느껴지지만, 1970년대 초반의 작은 필름카메라에 이러한 전자제어 기술이 들어갔다는 것은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그래서 35 EC2는 겉모습만 보면 클래식 카메라이지만, 실제 촬영 방식은 의외로 현대적인 느낌을 줍니다. 작고 예쁜 빈티지 카메라에 전자식 자동노출이라는 반전이 있는 셈입니다.

올림푸스 OM-4ti 필름카메라  



42mm F2.8 렌즈가 만들어내는 일상의 화각

35 EC2에는 42mm F2.8 E.Zuiko 렌즈가 들어갑니다. 50mm 표준렌즈보다 조금 넓은 화각이라 일상적인 스냅사진에 잘 어울립니다. 카페에 앉아 찍는 사진부터 거리 풍경, 여행지, 사람의 모습까지 두루 활용하기 좋은 화각입니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것은 렌즈를 교환할 수 없는 고정식 카메라라는 점입니다. 요즘 카메라처럼 광각렌즈를 끼웠다가 망원렌즈로 바꾸는 고민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카메라를 들고 나갑니다.
그리고 눈앞에 마음에 드는 장면이 나타나면 찍습니다. 어쩌면 이런 단순함이 오래된 필름카메라의 가장 큰 매력인지도 모릅니다.

초점도 어렵지 않다

35 EC2는 현대적인 AF 카메라처럼 자동으로 초점을 잡아주는 카메라는 아닙니다. 존 포커스 방식을 사용합니다. 쉽게 말하면 피사체까지의 거리를 대략 판단해서 초점 링을 돌려 맞추는 방식입니다.

“사람이 이 정도 거리에 있으니 이 정도로 맞추자.”
“풍경이니 멀리 맞추자.”

이런 식입니다.
처음에는 조금 불편해 보이지만, 익숙해지면 오히려 빠릅니다. 정확하게 초점을 잡는 것보다 사진을 찍을 순간을 놓치지 않는 것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35 EC2는 풍경을 한참 바라보다 찍는 카메라라기보다 일상을 가볍게 기록하는 스냅 카메라에 잘 어울립니다.


2. PEN보다 좋은 점은 무엇일까?

물론 35 EC2가 PEN보다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두 카메라가 추구하는 방향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PEN의 매력

하프 프레임으로 많은 사진을 촬영
작고 가벼운 휴대성
단순한 조작
필름 한 롤을 오래 사용할 수 있음
독특한 세로형 사진

35 EC2의 매력

일반적인 24×36mm 풀프레임
전자식 자동노출
42mm F2.8 렌즈
최대 1/800초 셔터
작은 크기
조용한 촬영
클래식하면서 귀여운 디자인

특히 필름 사진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35 EC2가 생각보다 편한 카메라라는 점이 장점입니다. 복잡한 셔터속도를 일일이 설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디퓨리뷰 디지털카메라  



3. PEN을 좋아한다면, 35 EC2도 한 번쯤 눈여겨볼 만하다

올림푸스 35 EC2는 PEN의 하프 프레임 방식과는 전혀 다른 카메라입니다. 하지만 “작고 간편한 카메라를 만든다”는 당시 올림푸스의 철학에서는 어느 정도 닮아 있습니다.
PEN이 한 장의 필름을 둘로 나눠 더 많은 사진을 찍는 재미를 선물했다면, 35 EC2는 작은 카메라 안에 전자식 자동노출이라는 기술을 담아 편리하게 35mm 사진을 찍는 재미를 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이 카메라의 크기입니다. 요즘 카메라는 성능이 좋아질수록 커지고 무거워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35 EC2는 정반대입니다. 작고, 단순하고, 예쁩니다.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마음에 드는 풍경을 발견하면 꺼내고, 초점을 대략 맞추고, 셔터를 누릅니다.

찰칵.

그 한 번의 셔터 소리 뒤에는 1970년대의 전자기술과 올림푸스의 작은 카메라 설계 철학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Olympus 35 EC2는 단순히 오래된 필름카메라라기보다, 

“작은 몸체에 의외로 똑똑한 기능을 숨겨놓은 1970년대의 귀여운 풀프레임 필름카메라”

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PEN의 귀여움이 마음에 들지만 하프 프레임이 아쉽다면, 35 EC2는 꽤 재미있는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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