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 감성의 미니멀 RF 필름메라! 보이그랜더 VF135로 담는 일상
클래식 카메라 시장에서 보이그랜더(Voigtländer)는 작지만 강한 울림을 주는 브랜드입니다. 독일 광학 기술의 정수를 보여주었던 이 브랜드는 한때 수많은 명작을 탄생시켰지만, 1970년대 경영난을 겪으며 그 명맥이 바뀌게 됩니다.
보이그랜더 VF135는 이 과도기에 태어난 흥미로운 모델입니다. 컴팩트한 크기와 뛰어난 렌즈 성능으로 아날로그 마니아들 사이에서 꾸준히 회자되는 숨겨진 보석 같은 RF 필름 카메라죠. 필름카메라 입문자에게 VF135는 매력적인 선택입니다. 사용하기 쉽고 편하면서도 뛰어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비싸지 않은 가격에 중고시장에서 가끔 매물이 나오기 때문에 입문자라면 충분히 고려해볼 만합니다.
보이그랜더 VF135의 탄생 배경부터 실제 사용 시 장단점, 그리고 이 카메라를 둘러싼 흥미로운 이야기를 정리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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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그랜더 VF135는 독일 카메라의 전설과 롤라이의 기술력이 만난 매력적인 컴팩트 RF 필름카메라입니다. |
1.보이그랜더 VF135
보이그랜더 VF135는 1970년대 중반에 출시된 35mm 필름 카메라입니다. 당시 보이그랜더는 롤라이(Rollei)에 인수된 후였으며, 카메라 생산은 독일이 아닌 싱가포르에서 이루어졌습니다.
VF135의 가장 큰 특징은 롤라이 XF35 모델의 리뱃지(Rebadge) 버전이라는 점입니다. 크롬 마감과 플래시 자동 노출 기능(Flashmatic) 유무를 제외하면, 두 모델은 설계와 부품을 공유합니다. 롤라이 XF35의 검은색 바디와 달리 VF135는 은색(크롬) 바디로 클래식한 매력을 더합니다.
VF135는 당시 유행하던 컴팩트 레인지파인더 카메라의 흐름을 따릅니다. 휴대하기 간편한 크기에 고성능 렌즈를 탑재해 높은 품질의 사진을 제공합니다. 자동 노출 방식으로 초보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지만, 정밀한 이중 합치식 거리계로 수동 초점의 정확성도 확보했습니다.
2. 보이그랜더 VF135 기술 스펙 (Technical Specifications)
VF135가 시대를 넘어 명기로 평가받는 이유는 뛰어난 광학 설계에 있습니다.
VF135에 장착된 Skoparex 40mm F2.3 렌즈는 롤라이가 자랑하는 Sonnar 계열의 광학 설계를 기반으로 합니다. 40mm 화각은 50mm 표준과 35mm 광각의 중간으로, 일상 스냅에 가장 이상적입니다. 최대 개방 F2.3의 밝기 덕분에 어두운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촬영이 가능합니다. 특히 이 렌즈의 색 재현력과 선예도는 동급 컴팩트 카메라 중에서도 매우 뛰어난 수준으로 평가받습니다.
- 카메라 종류 : 35mm 레인지파인더, 이중 합치식 거리계로 수동 초점 조작
- 렌즈 (Lens) : Skoparex 40mm F2.3 (5군 5매), Rollei Sonnar 렌즈와 유사한 광학 설계
- 셔터 및 노출 : 프로그램 자동 노출 (Programmed AE), 셔터 속도와 조리개가 자동으로 결정
- 셔터 속도 범위: 1/30초 (F2.3) ~ 1/650초 (F16)
- 초점 방식 : 이중 합치식 거리계 (Coupled RF), 수동 초점 (최소 초점 거리 약 0.9m)
- 감도 설정 (ISO) : 수동 설정 (ASA 25 ~ 800)
- 배터리 : PX625 (수은 배터리), 대체 배터리(A625, LR44 등) 사용 필요
- 크기 및 무게 : 컴팩트한 크기, 가벼운 편 (약 370g) 휴대성이 뛰어남
- 특징 : 셀프타이머, 플래시 동조(Hot shoe)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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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그랜더의 렌즈의 색 재현력과 선예도는 뛰어난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
3. 필름 카메라 입문자에게 VF135의 장단점
보이그랜더 VF135는 컴팩트 레인지파인더 카메라로서 명확한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당시 시대적 한계로 인한 약점 또한 존재합니다.
1). 긍정적인 측면: 렌즈 성능과 휴대성, 간편한 조작
이 카메라의 가장 큰 강점은 뛰어난 렌즈 성능입니다. Skoparex 40mm F2.3 렌즈는 롤라이의 명성을 이어받아 높은 선예도와 풍부한 계조 표현력을 자랑합니다. 일상 스냅에 최적화된 40mm 화각을 제공하며, 아름다운 크롬 마감의 클래식한 디자인과 약 370g의 가벼운 무게로 데일리 스냅 카메라로서 휴대성이 뛰어납니다.
조작은 간편합니다. 프로그램 자동 노출(Program AE) 방식으로 카메라가 노출을 자동 결정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초점(Focus) 조절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RF 카메라 입문자도 부담 없이 빠르게 촬영할 수 있습니다. SLR보다 조용한 셔터음도 스냅 촬영에 유리합니다.
2). 아쉬운 측면: 노출 제어의 한계와 배터리 문제
VF135의 가장 큰 약점은 제한적인 노출 제어 능력입니다. 셔터 속도와 조리개가 자동으로만 결정되므로, 완전한 수동 촬영이 불가능합니다. 사용자가 셔터 속도를 조작하여 심도나 움직임을 표현할 수 없어 창의적인 사진 표현에 제약이 있습니다.
또한, 최대 셔터 속도가 1/650초로 제한적입니다. 햇볕이 강한 날 고감도 필름(ISO 400 이상)을 사용하면 과노출 위험이 있어 ND 필터 사용이 필수적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원래 사용하던 PX625 수은 배터리가 단종되어 현재는 전압이 다른 대체 배터리를 사용해야 합니다. 이로 인해 노출계의 정확도에 미세한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아쉽습니다.
4. 보이그랜더 VF135의 사진 촬영 팁
VF135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몇 가지 흥미로운 읽을거리가 있어 함께 정리해봅니다.
1). 롤라이 XF35와의 관계 (The Twin Camera)
VF135와 Rollei XF35는 쌍둥이 카메라입니다. 롤라이가 보이그랜더 브랜드를 활용하여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 동일한 모델을 두 가지 이름으로 출시한 전략의 결과물이죠. 두 카메라 모두 뛰어난 렌즈 성능을 공유하지만, XF35에는 플래시 자동 노출 기능인 Flashmatic이 탑재되어 있고, VF135는 이 기능이 빠진 채로 출시되었습니다. 레트로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사용자들은 크롬 마감의 VF135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2). 렌즈 캡의 비밀: 배터리 절약 팁
VF135는 렌즈 주변에 노출계를 포함한 전자 회로가 작동하는 구조입니다. 이 때문에 많은 사용자들은 렌즈 캡(혹은 전용 필터)을 사용하지 않을 때 덮어두는 것을 습관화합니다. 이는 단순히 렌즈 보호뿐만 아니라, 빛이 들어가는 것을 막아 노출계가 작동하는 것을 방지하고 배터리 수명을 연장하는 실질적인 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 ND 필터는 필수 액세서리!
VF135는 셔터 속도가 최대 1/650초로 제한적입니다. 햇볕이 쨍쨍한 여름날, ISO 400 필름을 사용할 경우, 최소 조리개(F16)에서도 적정 노출 범위를 초과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카메라를 주력으로 사용하려는 분들에게는 ND 8 (3 Stop) 필터가 필수적인 액세서리로 꼽힙니다. ND 필터는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빛의 양을 줄여주어, 밝은 환경에서도 적절한 노출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4). 라이카의 아성을 넘보다?
물론 라이카 M 시리즈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VF135는 "포켓 라이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이는 작은 크기, 레인지파인더 방식, 그리고 렌즈가 구현하는 뛰어난 결과물 덕분입니다. 라이카처럼 조리개와 셔터 속도를 수동으로 완전히 제어할 수는 없지만, 일상 스냅에서 빠르고 가볍게 고품질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용자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선사합니다.
보이그랜더 VF135는 독일 카메라의 전설적인 이름과 롤라이의 기술력이 만나 탄생한 매력적인 컴팩트 RF 카메라입니다. 제한적인 수동 조작 기능은 아쉽지만, 휴대성과 아름다운 디자인, 그리고 무엇보다 뛰어난 40mm F2.3 렌즈가 선사하는 고품질 결과물이 이 모든 단점을 상쇄합니다.
빈티지 필름 카메라의 감성과 편의성, 뛰어난 화질을 동시에 원하는 아날로그 입문자와 숙련자 모두에게 보이그랜더 VF135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필름 한 롤을 넣고 오직 초점에만 집중하며 거리를 거닐어 보세요. 클래식한 감성으로 일상의 풍경을 아름답게 기록해 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