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이 지나도 여전히 아름다운, 클래식 바디의 미학 펜탁스 스포매틱 F
아사히 펜탁스는 일본 아사히 광학에서 출발한 카메라 브랜드로, 1950~70년대 필름 카메라 시장에서 혁신을 이끈 대표적인 제조사입니다. 특히 SLR(일안 반사식 카메라) 대중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M42 마운트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명기를 선보였습니다. '펜탁스'라는 이름은 'Pentaprism(펜타프리즘)'과 'Contax'의 합성어로, 정밀한 광학 기술과 실용적인 설계를 상징합니다.
펜탁스의 스포매틱 시리즈는 1964년 첫 출시 이후 TTL 측광(렌즈를 통과한 빛을 직접 측정하는 방식)을 최초로 실용화한 카메라입니다. 그중 Spotmatic F는 1973년에 등장한 후기 모델로, 개방 측광(Full-aperture metering)을 지원하여 촬영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켰습니다. 기존 스포매틱의 전통적인 조작성에 현대적 요소를 더한 진화형 모델입니다.
![]() |
| 펜탁스 스포매틱 F는 수동 필름카메라이면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매가 가능합니다. |
1. 펜탁스 스포메틱 F 필름카메라
스포매틱 F는 완전 수동 시대의 정점을 보여주는 필름카메라입니다. 아날로그 사진의 본질을 경험하고자 하는 사용자에게 이상적인 선택이죠. 기술과 감성이 절묘하게 공존하며, '사진을 찍는 행위' 자체를 즐기게 만드는 상징적인 모델입니다.
스포매틱 F 기본 스펙
- 출시년도 : 1973년
- 포맷 : 35mm 필름
- 마운트 : M42 스크류 마운트
- 셔터속도 : 1초 ~ 1/1000초 + B
- 측광 방식 : TTL 개방 측광
- 노출계 : CDS 방식 내장 노출계
- 배터리 : PX625 (1.35V 수은전지, 현재 대체 배터리 사용)
- 바디 재질 : 금속 바디
- 무게 : 약 620g
- 뷰파인더 : 펜타프리즘 구조, 밝고 선명한 시야
스포매틱 F는 전자 의존도가 낮고 기계식 구조가 견고해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정상 작동하는 개체가 많습니다. 셔터 내구성이 뛰어나며, 클래식한 조작감과 셔터음은 필름 카메라 특유의 감성을 선사합니다. 무엇보다 M42 마운트를 사용하는 다양한 수동 렌즈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이전 모델들은 측광을 위해 조리개를 최소값으로 조여야 했지만, Spotmatic F는 펜탁스의 새로운 SMC Takumar 렌즈와 결합해 개방 측광을 실현했습니다. 렌즈 조리개를 조이지 않고도 밝은 상태에서 노출 측정이 가능해져 사용 편의성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현재 중고시장에서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지만, 자동화 기능이 거의 없어 초보자에게는 조작 난이도가 다소 높습니다. 또한 니콘이나 캐논의 포커스 스플릿에 비해 초점 맞추기가 어려운 편입니다. 배터리 규격 문제로 대체 전지를 별도로 고려해야 하며, 무게감 있는 바디는 휴대성 면에서 아쉬움을 남깁니다.
![]() |
| 클래식한 외모의 펜탁스 스포메틱 F는 M42렌즈의 호환성이 최대 장점이라 할수 있습니다. |
2. 스포매틱 F 사용 방법 (사진 촬영 순서)
Spotmatic F는 수동 카메라이지만, 일반 필름카메라와 사용법에서는 크게 차이가 없는 편입니다.
Step 1: 필름 장착 및 감도 (ASA/ISO) 설정
카메라 뒷뚜껑을 열고 필름을 장착합니다.셔터 속도 다이얼 아래의 필름 감도 (ASA/ISO) 다이얼을 돌려 현재 필름의 ISO에 맞춥니다.
Step 2: 셔터 속도와 조리개 값 설정
셔터 속도 다이얼을 돌려 원하는 속도를 설정합니다 (예: 1/125초)
렌즈의 조리개 링을 돌려 원하는 조리개 값 (F-stop)을 설정합니다 (예: f/5.6)
Step 3: 노출 측정 및 조정 (측광)
카메라 옆면의 측광 스위치 (Meter Switch)를 'ON'으로 올립니다.뷰파인더를 들여다보며 오른쪽의 노출계 바늘을 확인합니다.
바늘이 중앙의 V자 노치에 오도록 셔터 속도 또는 조리개 값을 조정합니다.
- 바늘이 위: 노출 과다 (오버). 셔터 속도를 빠르게 하거나 조리개를 조입니다.
- 바늘이 아래: 노출 부족 (언더). 셔터 속도를 느리게 하거나 조리개를 엽니다.
측광이 완료되면 스위치를 'OFF'로 내려 배터리 소모를 방지합니다.
Step 4: 초점 맞추기 (Focusing)
뷰파인더를 보며 렌즈의 초점 링을 돌려 피사체에 초점을 맞춥니다.펜탁스 스포메틱의 스플릿 이미지 중앙 분할상을 일치시키면 정확한 초점이 맞은 것입니다.
Step 5: 촬영
필름을 감는 레버 (와인더)를 끝까지 당겨 셔터를 장전합니다. 숨을 참고(촬영 자세 안정) 셔터 버튼을 부드럽게 눌러 촬영을 완료합니다.
![]() |
| 잘 생긴 외모이 비해서 다소 무겁고, 입문자들에게 초점이나 노출설정에 다소 어려움이 있습니다. |
3. 펜탁스 스포매틱 시리즈 모델 정리
Pentax SP와 SPII는 조리개를 조여야 측광이 가능하지만, SPF는 개방 측광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사용 편의성의 차이입니다.
1). Spotmatic (1964)
스포매틱 시리즈의 시작점이자 TTL 측광을 최초로 대중화한 역사적 모델입니다. 렌즈를 통과한 빛을 실제로 측정하는 방식으로 정확한 노출 표현이 가능해졌으며, 견고한 기계식 구조와 클래식한 다이얼 조작 방식이 특징입니다. SMC 이전의 Takumar 렌즈와 조합되는 경우가 많아 부드럽고 빈티지한 색감을 보여줍니다.
2). Spotmatic II (1971)
기본 Spotmatic을 기반으로 내구성과 신뢰성을 강화한 모델입니다. 셔터 구조의 안정성이 향상되었고, 실사용 환경에서 오작동률이 줄어 더욱 안정적인 촬영이 가능합니다. 여전히 조리개 연동은 수동이지만, 전체적인 마감과 조작감에서 완성도가 높아졌습니다.
3). Spotmatic F (1973)
스포매틱 시리즈의 정점으로 평가받는 모델입니다. 개방 측광이 가능해지면서 촬영 시 조리개를 조일 필요 없이 그대로 밝기를 측정할 수 있어 실용성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SMC Takumar 렌즈와의 궁합이 뛰어나며, 선명도와 콘트라스트 표현이 우수합니다. 실사용과 소장 가치 모두 높은 모델입니다.
4). SP500
기능을 단순화한 보급형 모델로 셔터 최고속도는 1/500초입니다. TTL 측광은 유지되었으나 일부 고급 기능이 빠져 있으며, 초보자가 입문용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한 구조입니다. 가벼운 사용성과 합리적인 가격이 장점입니다.
5). SP1000
SP500의 상위 보급형으로, 최고 셔터속도가 1/1000초까지 지원됩니다. 기본적인 구조는 동일하나 보다 폭넓은 촬영 환경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가성비가 높은 실용 모델로 평가됩니다.
6). Electro Spotmatic (ES / ES II)
전자 제어 셔터를 적용한 실험적 모델로,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자동 노출 기능을 탑재했습니다. 조리개 우선 AE 촬영이 가능하나 전자 부품 의존도가 높아 현재는 관리 상태에 따라 신뢰성이 크게 갈리는 편입니다. 기술적 도전의 상징적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스포매틱 F는 기술적 완성도와 감성적 매력을 동시에 지닌 클래식 SLR 필름카메라의 대표작입니다. 정교한 기계식 구조와 촬영자의 손맛을 그대로 반영하는 조작 방식 덕분에 사진을 찍는 행위 자체가 즐거움이 됩니다. 빠르고 편리한 디지털 시대 속에서 스포매틱 F는 기다림과 집중, 그리고 결과를 기대하는 설렘을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필름 사진의 본질을 이해하고 싶은 이들에게 스포매틱 F는 여전히 가성비가 뛰어난 입문용 모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