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력한 니콘 F100 필름카메라(Nikon F100)
니콘 F100 필름카메라는 필름 시대 말기(1990년대 후반)에 등장한 고성능 AF 카메라로, 니콘 팬들에게는 작지만 강력한 세컨드 플래그십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모델입니다. 1959년에 시작된 니콘 F시리즈의 마지막 황금기를 상징하는 모델로서 F5의 기술과 FM/FE 시리즈의 컴팩트함을 동시에 계승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F100은 전문가용과 아마추어용의 경계에 위치하여 프로의 서브카메라, 아마추어의 드림카메라로 자리매김했으며, 이후 니콘 D1, D100 같은 DSLR 디지털 카메라 시대로 넘어가는 교량 역할을 했던 모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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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 F5의 기술과 FM/FE 시리즈의 컴팩트함을 동시에 계승한 F100필름카메라 |
니콘 F100 필름카메라
F100은 F5와 보급기 F80 사이에 위치하는 준 플래그십 라인의 공식을 확립한 모델입니다. 이 카메라는 이후 니콘 DSLR D100, D200, D300, D500 등으로 이어지며 니콘 중급/고급 사용자층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F100은 AF, 측광, 모터 구동 등 모든 기술이 최고 수준으로 집약된 '현대적인' 필름 카메라였습니다. F4, F5의 육중함이 부담스러웠던 프로 사진가나 고성능을 원하는 하이 아마추어들에게 최고의 선택지로 여겨졌고, 많은 보도/상업 사진 현장에서 활용되었습니다.
- 출시년도: 1999년
- 포맷: 35mm 필름 (니콘 F 마운트)
- 셔터속도: 30초 ~ 1/8000초, 벌브 지원
- 연속촬영 속도: 초당 4.5매 (MB-15 파워드라이브 장착 시 초당 5매 가능)
- AF 시스템: 멀티-CAM1300 오토포커스 모듈 (5개 포커스 포인트)
- 노출 측광: 10분할 3D 매트릭스 측광, 중앙중점, 스팟 측광 지원
- 뷰파인더: 96% 시야율, 0.76배 배율
- 바디 재질: 마그네슘 합금, 방진·방습 설계
- 플래시 동조속도: 1/250초
- 무게: 약 785g (바디만)
전체적인 느낌은 F5의 기술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크기와 무게를 줄여 휴대성을 높인 것이 큰 특징입니다.
니콘 F100의 장단점
당시 플래그십인 F5의 핵심 기능을 대거 계승하면서도 더 작고 가볍게 설계되어, 휴대성과 기능의 균형이 뛰어납니다. 특히 F5를 부담스럽게 느끼는 사용자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5개의 AF 포인트는 당시 기준으로 빠르고 정확했으며, 동체 추적(Dynamic AF) 기능과 최대 5fps의 연사 속도로 스포츠 사진 등 전문적인 용도에도 충분한 성능을 제공했습니다.
니콘의 강점인 매트릭스 측광 시스템이 정교하게 발전하여 복잡한 노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결과물을 제공합니다. 또한 D/G 타입 렌즈 사용 시 거리 정보를 활용해 플래시 노출 계산의 정확도를 높였습니다. 니콘의 F 마운트 정책 덕분에 구형 MF 렌즈부터 최신 AF-S, G 타입 렌즈까지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어 렌즈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디자인과 조작계가 이후 니콘 DSLR과 유사해 디지털 카메라 사용자들도 친숙하게 적응할 수 있으며, 1/8000초의 셔터 속도와 다양한 커스텀 기능 등 고급 기능이 풍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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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개발된 마지막 필름카메라 니콘 F100 |
하지만 F100만의 몇 가지 단점이 있어 중고 구매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초기 생산분(전기형) 모델은 오래되면 고무 그립이 끈적거리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며, 장시간 사용하지 않은 모델은 손으로 잡기 불편할 수 있습니다. 뷰파인더 상단의 측광 변경 버튼과 배터리 홀더는 부식이나 파손이 종종 보고됩니다.
또한 필름실 커버의 초점 영역 선택 버튼과 되감기 스풀에 제조상 결함이 발견되어 니콘에서 교체 서비스를 제공한 이력이 있습니다.
캐논 EOS 3 등와의 차별성
니콘 F100의 주요 경쟁 모델은 당시 캐논의 EOS 3였습니다. 두 모델 모두 프로용 플래그십(니콘 F5, 캐논 EOS-1V)의 기능을 계승한 세미 플래그십 카메라였습니다. F100은 니콘 F 마운트의 강력한 렌즈 호환성을 유지했으며, 니콘 특유의 신뢰성 높은 측광 시스템과 견고한 마그네슘 합금 바디가 강점이었습니다.
반면 EOS 3는 AF 기술에서 45개의 초점 포인트를 제공하여 F100보다 우수했습니다. 특히 사용자의 시선이 머무는 위치를 자동으로 초점 포인트로 선택하는 '시선 제어 AF(Eye Control AF)'라는 혁신적 기능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캐논은 이미 EF 마운트로 완전히 전환하여 렌즈 호환성은 EF 렌즈군에 한정되었지만, AF 성능과 신기술 적용에서는 우위를 차지했습니다.
경쟁사들이 혁신적인 기능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면, 니콘은 안정성과 신뢰성을 강조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니콘 F100은 필름 카메라 시대 후반, 가볍지만 프로급 성능을 원하는 사용자들에게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캐논의 화려한 기능 경쟁과 달리, 니콘은 내구성과 정확성이라는 기본 가치에 충실했습니다. 요즘 디지털 미러리스 시대의 필름 애호가들에게는 니콘 F5의 동생이지만 실속 있는 명기로 평가받으며, 중고 거래가가 높은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