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90년대 Nikon FM2로 남긴 레트로 청춘 화보

1980~90년대 대학 시절, 필름카메라는 흔하지 않았습니다. 니콘 FM2는 나에게 가장 소중한 물건이었습니다. 친구들의 일상을 기록하고 수업을 준비하는 도구였죠. 스마트폰도, 디지털카메라도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사진은 순간을 붙잡는 기술이 아니라 한 장 한 장 일상을 기록하고 시각적 조형 감각을 키워가는 예술이었습니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Nikon FM2가 있었습니다.

FM2는 완전한 기계식 수동 필름카메라였습니다. 배터리 없이도 셔터가 작동했고, 촬영할 때는 모든 설정을 직접 조정해야 했죠. 셔터 다이얼을 돌릴 때의 '딸칵' 소리, 초점링의 저항감, 필름을 감아올리는 레버의 손맛과 잘그락 하고 귀를 간질이던 소리, 이 모든 것이 감각으로 만들어가는 아날로그 기계였습니다. 그때 대학생들에게 FM2는 단순한 카메라가 아니라 청춘의 상징이었습니다.


학창시절의 추억, 니콘 필름카메라
니콘 FM2는 대학시절의 대표적인 추억 제조기이자 수업준비를 위한 도구였습니다.

FM2와 함께한 대학 시절의 사진문화

FM2는 1982년 니콘이 선보인 기계식 필름카메라의 정점이었습니다. 최고 셔터속도 1/4000초, 플래시 동조속도 1/250초 당시로선 놀라운 스펙이었죠. (당시 캐논 AE-1, 미놀타 X-700 등의 셔터속도는 1/1000초였습니다.) 무엇보다 매뉴얼 초점, 수동 노출, 그리고 빛을 직접 계산해 찍는 감각이 사진의 본질을 되찾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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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 FM2 제품스펙

  • 출시년도: 1982년 (FM2), 이후 1984년에는 셔터 개선형 FM2n 출시
  • 카메라 형태: 35mm 필름용 수동 일안 반사식(SLR, Single Lens Reflex) 카메라
  • 포맷: 24×36mm (표준 35mm 필름)
  • 마운트: Nikon F 마운트 (1959년부터 이어진 전통적인 마운트 규격)
  • 바디 소재: 알루미늄 합금 + 구리-실리콘 합금의 셔터 블레이드
  • 셔터 방식: 세로주행식 기계식 금속 셔터
  • 셔터 속도: 1초 ~ 1/4000초, B(벌브) 모드 지원
  • 플래시 동조속도: 1/250초 (당시 세계 최고 수준이었음)
  • 노출 방식: 중앙중점식 TTL 노출 측광
  • 측광 전원: LR44 (또는 SR44) 1.5V 전지 2개 — 노출계에만 사용, 셔터는 무전원 작동
  • 파인더 방식: 펜타프리즘식 광학 뷰파인더, 시야율: 약 93%
  • 초점 스크린: 교체 가능 (기본은 K형 스플릿 이미지 + 마이크로프리즘 링 구조)
  • 필름 감도 설정: ISO 12 ~ 6400
  • 크기: 약 142 × 90 × 60mm
  • 무게: 약 540g (바디만, 배터리 제외)


대학MT, 동아리 공연, 친구들과의 캠퍼스 산책

그 시절의 풍경은 모두 FM2의 뷰파인더를 통해 기록되었습니다. 자동 초점 기술이 없었기에, 우리는 눈으로 보고 손으로 조정하며 '생각하고 찍는 사진'을 만들었습니다.

사진을 찍고 나면 필름 한 통(36컷)을 들고 45분 익스프레스 현상소로 향했습니다. 당시 대학가마다 골목마다 이런 현상소가 있었죠. 유리 진열장 너머로 현상 중인 필름들이 돌고 있었고, 인화기에서 흰 종이가 조금씩 사진으로 변해가던 그 장면은 지금 생각해도 마법 같았습니다.

사진 한 장을 손에 쥐기까지는 적어도 몇 시간에서 하루가 걸렸습니다. 하지만 그 기다림이 곧 설렘이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인화된 사진 봉투를 열며 웃고 놀라던 순간은 아직도 선명합니다. '찍자마자 확인'은 불가능했지만, 대신 사진은 늘 예상 밖의 기쁨을 주었습니다.

조금 더 진지하게 사진을 즐겼던 대학생들이나 예술대학 학생들은 직접 암실을 꾸려 자가현상에 도전했습니다. 운동화 밑창의 먼지를 털어내고 현상액 냄새가 진하게 밴 동아리방 안으로 들어가면, 붉은 안전등 아래에서 긴장이 흘렀죠. 스테인리스 탱크에 필름을 감고, 현상액을 부어 온도계로 시간을 재며 저어주고, 정착액으로 마무리한 뒤 물에 헹궈 건조대에 걸었습니다. 하루 종일 찍은 필름이 눈앞에서 이미지로 태어나는 과정은 과학과 예술이 교차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어둠 속에서 한 장의 인화지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낼 때 느껴지는 성취감은 그 어떤 기술도 대체할 수 없었죠. 그 시절 암실은 단순한 작업공간이 아니라 청춘의 실험실이자 창조의 무대였습니다.


니콘 FM2 필름카메라 사용법
완전 기계식 필름카메라였던 니콘 FM2는 직접 설정하고 조작하는 재미가 있어요!


느림의 미학, 그리고 셔터 한 번의 무게

FM2로 사진을 찍는다는 건 시간을 느리게 쓰는 일이었습니다. 한 컷 한 컷이 아까웠고, 셔터를 누르기 전 여러 번 숨을 고르며 구도를 잡았습니다. 이런 느림 덕분에 우리는 '보는 눈'과 '기다림의 미학'을 배웠습니다. 그때의 사진에는 기술보다 감정이, 완벽함보다 인간미가 담겨 있었습니다. 노출이 조금 어긋나도, 초점이 살짝 흐려도, 그게 오히려 그 시절의 분위기였습니다. 빛이 남긴 흔적이 곧 우리의 기억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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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 2020년대, 다시 필름카메라 붐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는 '불편하지만 특별한 경험'을, 중년 세대는 '그 시절의 감성'을 찾아 FM2를 다시 손에 쥡니다. 인간의 감각으로 작동하는 예술 도구이자 한 시대를 관통한 추억의 상징을 장농 속에서 꺼내옵니다. 디지털의 편리함 속에서도 FM2의 셔터 소리가 여전히 가슴을 울리는 이유는, 그 안에 우리가 잃어버린 '시간의 속도'와 '진심의 순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필름을 감고, 초점을 맞추고, 현상을 기다리던 그 느린 과정 속에서 우리는 단순히 사진을 찍은 게 아니라 자신의 청춘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만약 오래된 FM2를 다시 꺼내든다면 그 셔터 한 번에 담기는 건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그 시절, 필름 냄새 속에서 웃던 우리의 청춘 그 자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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